크로셰(Crochet, 코바늘 뜨개)는 한때 '할머니의 취미'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2026년 현재 패션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법으로 부상했습니다. 파리, 밀라노, 뉴욕 패션위크에서 수많은 브랜드들이 크로셰를 활용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럭셔리 하우스들은 기계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손뜨개 특유의 질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런웨이를 수놓은 크로셰 트렌드를 심층 분석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링 팁을 제안합니다.

크로셰가 하이패션을 사로잡은 이유

2020년대 초반부터 빈티지 감성과 DIY 문화가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직접 뭔가를 만드는 즐거움을 재발견했고, 이 흐름이 패션계로 스며들었습니다. 특히 크로셰는 대바늘 뜨개보다 더 자유로운 형태 표현이 가능하고, 레이스처럼 가볍고 투명한 텍스처부터 두툼한 입체감까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자이너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면서,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어 오래 간직할 수 있는 핸드메이드 아이템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국제섬유전시회 프리미에르 비종(Première Vision)의 2026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핸드크래프트 텍스타일이 주요 키워드로 선정된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2026 런웨이 크로셰 트렌드 5가지

01

오픈워크(Openwork)의 부상

성긴 메시 패턴과 레이스 느낌의 오픈워크 크로셰가 상의, 드레스, 심지어 아우터에까지 활발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속이 비치는 구조는 오히려 세련된 레이어드 룩의 포인트가 됩니다. 안에 입는 슬립이나 이너웨어의 색상과 소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스타일링의 핵심입니다. 뉴트럴 컬러 이너와 매치하면 우아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대비 색상의 이너를 활용하면 과감하고 개성 있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02

입체 텍스처 — 팝콘, 퍼프, 보블 뜨기

팝콘뜨기(Popcorn stitch), 퍼프뜨기(Puff stitch), 보블뜨기(Bobble stitch)를 활용한 3D 텍스처 디자인이 유행입니다. 단조로운 단색 편물에 입체적인 포인트를 더하여 조각 작품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특히 굵은 청키 얀(Chunky yarn)을 사용한 오버사이즈 카디건과 베스트에 이 기법들이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메인 조직과 텍스처 포인트의 비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03

모노크롬 & 어스 톤(Earth Tone)

색상보다 텍스처로 승부하는 모노크롬 크로셰가 런웨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이보리, 카멜, 테라코타, 세이지 그린, 워밍 베이지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어스 톤 컬러가 크로셰의 유기적인 질감과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단색임에도 스티치의 종류와 밀도를 달리하면 미묘한 음영과 패턴이 생겨나 훨씬 풍부한 시각 효과를 냅니다.

04

그래니 스퀘어 2.0 — 모던한 재해석

전통적인 다색 꽃 모티프 그래니 스퀘어에서 벗어나, 단색 또는 두 가지 컬러만 사용한 솔리드 그래니 스퀘어를 이어 붙인 코트, 베스트, 가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각형 외에 헥사곤(육각형), 원형 플라워 모티프를 편물 안에 불규칙하게 배치하거나, 조인 어즈 유 고(Join-As-You-Go) 기법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도 유행입니다. 클래식한 소재인 면사를 활용하면 계절에 관계없이 착용 가능한 실용적인 작품이 완성됩니다.

05

크로셰 아우터 — 코트와 베스트의 재발견

크로셰 코트와 베스트가 봄·가을 트렌지션 시즌의 핵심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바람이 통하는 성긴 구조 덕분에 온도 조절이 쉽고, 이너를 바꿔 입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활용도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특히 롱 길이의 크로셰 코트는 캐주얼과 포멀 모두에 걸쳐 활용 가능한 멀티 아이템으로 손꼽힙니다.

지속 가능한 럭셔리 — 핸드메이드의 새로운 정의

패스트 패션의 피로감이 누적될수록,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크로셰 작품의 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의도적으로 수공예 느낌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계로는 대량 복제하기 어렵고, 만드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결이 생겨난다는 점이 크로셰의 진정한 희소 가치입니다.

천연 소재를 선택하면 지속 가능성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오가닉 코튼, 린넨, 뱀부(대나무) 소재의 실은 생분해가 가능하여 환경 부담이 적고, 여름용 크로셰 아이템에도 적합한 가볍고 통기성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사이클 면사나 업사이클링 원사를 사용하면 윤리적 소비와 스타일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습니다.

크로셰 vs. 대바늘 뜨개: 크로셰(코바늘)는 하나의 바늘로 작업하며 자유로운 형태 표현이 강점입니다. 대바늘 뜨개보다 구조가 더 단단하고 입체적인 편이며, 3D 조형물이나 가방처럼 형태를 잡아야 하는 아이템에 특히 적합합니다. 패션 아이템으로는 크로셰 특유의 루프 질감이 독특한 시각 효과를 줍니다.

일상 속 크로셰 스타일링 가이드

런웨이의 화려함을 일상에 녹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크로셰 아이템 하나를 포인트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기본 화이트 티셔츠와 데님에 크로셰 숄더백 하나만 더해도 개성과 계절감이 생겨납니다.

소재의 대비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크로셰의 투박하고 온기 있는 질감은 새틴 스커트나 실크 소재처럼 매끈하고 광택 있는 아이템과 짝을 이룰 때 가장 세련된 대비를 만들어냅니다. 반대로 데님이나 가죽 재킷과 함께 입으면 강인함 속에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유니크한 룩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크로셰는 여성 패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크로셰 소재의 베스트나 폴로 니트를 슬렉스, 와이드 팬츠와 매치하는 남성 패션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중성적인 컬러와 단순한 패턴의 크로셰 아이템을 선택하면 성별을 가리지 않고 활용하기 좋습니다.

SSUESSUE KNITS의 도안 생성기를 활용하면 지금 유행하는 기하학 패턴과 픽셀 컬러워크를 직접 크로셰 도안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런웨이 아이템을 손끝으로 완성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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